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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인, 『반지하』 『생각』: 시는 어렵지 않다.

전기과 팡팡이 2019. 7. 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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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인

 

처음에는 시를 하나하나 분석해가며 추측했던 글이고요.

그 이후로는 어떻게 시를 편하게 읽었는지 저의 생각들을 쭉 적어봤어요.

요즘 들어서는 책 자체를 거의 읽지 않고 있지만,,,

시간 내서 읽도록 해봐야죠 ㅠㅠ

 

저도 처음에는 시집은 봐도 그저 종이 위에 잉크가 있구나 했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언젠진 기억이 안 나지만 가볍게 잘 읽힌 시집이 있어서

그 이후로 시집만 찾아 읽었던 적이 있었어요.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라는 잘 알려진 시집인데,

내용도 되게 달달하다 해야 하나...? 말들이 되게 이뻐서 좋아요.

관심 있으시면 꼭 읽어 보세요!

 

내용 중엔 제가 좋아하는 작가 알래 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의 내용도 인용했는데

이  책도 꿀잼...

 


 내가 아는 시란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글이어서 단어 하나하나에 정해져 있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를 이해하려 했을 때는 시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어서 평소에 시를 읽을 때면 시의 전체적인 느낌과 공감만을 중점적으로 읽었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 동안 다른 방식으로 시를 접했고, 몇몇 시인들의 작품들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분석과 감상을 들을  있었다. 나와 비슷한 분석과 감상을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으로 얘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부분에서 시의 내포된 의미의 정의가 있는  아니란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렇기에 시는 내가 어떻게 분석을 하고 감상을 하든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은 시인의 『반지하』, 『생각 먼저 분석적으로 읽었을 , 그리고  방식대로 감상했을 때로 구분 지어 이야기하려 한다.

 분석적 측면으로서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지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고, 『생각 타인의 시선에 대한 오은 시인 본인의 생각이다.

 

사람은  위를 향할까
 왜 자꾸 비상하려고 할까

 - 오은 『반지하 3

 

 시의 느낌을 가장  나타내주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래로 향하는 단어와 말들과 대비되어 위를 향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회의감을 보여준다. 위를 향한다는 것은 사회적인 기준으로 성공하는 , 어느 정도 인정받는 지위, 명성을 갖는 것으로 이해할  있다. 어째서 성공하려는 걸까? ‘?’라는 의문 없이 비상하려고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을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가지고  번쯤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의문에 대한 답을 알랭  보통 『불안에서 가져왔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
알랭  보통 『불안
지금보다  나은 모습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우리는 불안을 느낀다.”

-
알랭  보통 『불안

 

 외모지상주의, 물질주의  내면보단 외면의 과시적인 측면이 우선시 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알랭  보통이 말하는 것은 결국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사람들은 동등한 위치의 사람들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산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은 사회 체제의 산물로써 ‘어쩔  없는 이다.

 

한숨은  땅으로  꺼질까
 왜 새싹으로 다시 돋아나지 않을까

- 오은 반지하  7

 

  부분 또한 ‘어쩔  없는  의한 우리의 무기력한 모습에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에 오은 시인의 무기력함에 대항하고자 하는 모습이 『생각에서 나타나는 듯하다.

 

하지 않을 
 꾹꾹 숨겨왔던 내가 튀어나왔다

 나는 놀랐고
 왜 놀랐는지를 생각하다가
 놀랄 만큼 부끄러워졌다

-
오은 『생각 1,2

 

눈을 감고 손을 흔들고
 귀를 닫고 가슴을 열고
 코를 막고 다리를 떨고
 입을 다물고

 입은 다물고

-오은 『생각 6,7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지붕이 없다
 세계가 없다

 나는 안에 있지 않다

 빠져나간다
 생각이 그만큼 간절하지 않아서
 숨어 있던 나를 들켜버렸다

-오은 『생각 8~10

 

 1, 2연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숨겨져 있던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고,  모습이 드러난 것이 속살을 보인 것처럼 놀라며, 본인이 놀랐다는 사실에 부끄러워진 것이다.

 6, 7연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8~10연은 ‘어쩔  없는  흔들리지 않고 타인의 바램에 의해 형성되는 ‘ 간절하지 않기에 본래의 ‘ 드러냄에 있어 당당함을 보여준다는 오은 시인 본인의 생각이라고 해석했다.

 시가 이해하기 어려워도  나름대로의 분석과 감상을 통해 시를 해석할  있었다. 해석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보면 끼워 맞추기 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러한 방식의 읽기를 통해서 깊이 있는 생각을   있었고, 무심히 지나쳐왔던 것들을 둘러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분석을 통한 개인적인 견해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기에 생략하고, 마지막으로  방식대로 읽은 시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려 한다.

 

피곤한 날에는
 하늘이  높아 보였다

- 오은 『반지하 3

 

 나는 시의 주제, 의도, 의미와는 별개로 솔직히 다른 부분보다 여기서 멈춰 서게 됐다. 글을 읽으며 머릿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가다 보니 나의 모습이 보여서였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 늦게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맥주  캔을 사고  앞의 벤치에 앉아서 높게 달이  있는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내가 떠올랐었다. 오은 시인의 『생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인데 나로 돌아와야 했다
 서서히 드러나는 

-오은 『생각 3

 

 나는 분명히 나인데 상대방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상대방이 바라는 나로써 돌아오려 했지만 결국에는 본래의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음을 느끼던 나를 떠올렸다. 평소에 시를  찾아보지는 않지만, 이따금 시를 읽을 때면 경험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구절을 보고 지난 일들을 추억처럼 상기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렇기에 시는 난해하지만, 우리는 강박관념처럼  난해함을 풀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시의 본질적인 부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로서의 우리는 의미에 연연하지 않고 단순히 감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시란 ‘다양한 분석과 견해를 도출해낼  있는  아니라 ‘사람들마다 다른 부분에서 다양한 여운을 남기는 으로 인지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